프롤로그
우리 부부는 외부에서 술을 잘 안 하는 편이지만
가끔 육아와 집안일을 마치고 둘이서 한 잔 할 때가 있다.
우리가 부르는 이름은 '부부만의 시간'인데 ㅋㅋㅋ 꼭 그걸 의미하는 건 아니고. 아무튼.
난 사실 와인파, 남편은 맥주파지만
지난 토요일 롯데마트에 갔다가
계산대 앞에서 흥미로운 음료를 보고 지나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간 부부만의 시간은 두 달 정도 못 가진 듯했다.
어떤 날은 싸워서, 어떤 날은 너무 바빠서...
바빠서인 날이 많다.
퇴근 후 집안일에 육아에 온 힘을 쏟고는
아기 재우다가 같이 잠들어 버리고는 아침이니까. 흑흑.
그래서 적당히 '부부만의 시간'을 갖게 하는
알코올을 보고 이거라도 있어야
우리가 데이트하는 시간을 갖겠구나 해서
한 번 사 보았다!
국순당 칠성 막사 후기 시작합니다.
디자인과 포장
먼저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흔한 카스, 테라 같은 디자인이 아닌 맥주캔은
다시 한번 보게 되는 마케팅 효과가 있다.
'어 못 보던 건데?' 하게 하는 ㅎㅎ
요즘 한국적인 디자인이 친근하면서도 신선하고 세련되어 보인다.
디자인이 예쁘다!
5분 정도 미리 꺼내 두었는데 식을까 봐 걱정이 되었다.(우리 집은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날만큼 따뜻하다.)
맥주를 최대한 시원하게 먹어야 하듯 이 캔음료도 그래야 할 것 같았기 때문.
그런데 생각보다 별로 식지 않은 것이
박스 포장이 되어있어서 꽤 보냉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막사란?
박스에는 여섯 캔이 들어있다.
술자리에 참여를 잘하지 않는 우리 특성상 막사가 뭔지 잘 몰랐다.
사실 어른들은 잘 모를 것 같다.
술자리 자주 갖는 대학생이나 젊은 친구들과의 술자리를 좋아하는 어른들이라면 알 것 같다.
우리는 박스를 열 때 까지도 '막사'가 뭔지 몰랐다. ㅋㅋㅋㅋㅋ
결국 우리는 검색을 했는데,
막걸리와 사이다의 줄임말이었다.
'막'걸 리와 '사'이다를 섞어서 만드는 술로, 보통 막걸리 한 주전자에 칠성사이다나 스프라이트 같은 사이다 탄산음료,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것을 뜻한다. (출처: 나무 위키)
오호? 칵테일이라고 표현하니 더 그럴싸한 걸? ㅎㅎㅎ
달콤한 음료라고 기대를 하고 한 입 먹어보았다.
오빠, 맛있는데?!
진짜 ㅋㅋㅋㅋㅋ 맛있었다.ㅋㅋㅋ
사실 나는 술은 맛보다는 향으로 먹는 음료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ㅋㅋ 정말이지 맛있다!
사이다와 소주 또는 토닉워터와 소주를 섞는 조합도 있지만
이것은 그보다도 훨씬 맛있다.
막걸리가 기본적으로 부드럽고
탁주의 고소한 맛 때문에
사이다의 발랄함을 중화시켜 밸런스가 좋다.
'밀키스'라는 음료의 장점과 같은 의미다.
그리고 오빠도 인정한 맛 ㅋㅋ
우리는 각자 한 캔을 마시고 둘이서 한 캔을 나눠 마셔서 세 캔을 마셨다.
5%의 알코올 농도에 우리가 좀 피곤했던 상황이라 취기가 곧 돌았는데
이 정도면 딱 좋은 수준이었다.
색깔
호기심이 발동에 티스토리 독자분들께 이 막사 음료의 색깔을 알리기 위해
유리컵에 따라 그 색을 확인해보았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흔들어 마시라는 문구를 보지 못하고 그냥 따서 마셨다.
색도 확인해보았다.
'오빠 투명해!'라고 했는데
이 음료는 투명하게 먹는 음료가 아니었다. ㅋㅋ
나중에 남편이 '부드럽게 흔들어 마시라는데?' 하고 말해주어서
탄산이 터질까 봐 살살 돌리듯 섞어 따라낸 것이 두 번째 사진이다.
마지막은 정말로 잘 흔들어서 끝까지 따라낸 사진이다.
생각보다 꽤 진했고 마지막에 먹은 것이 더 맛있기도 했다.
이 칠성 막사 계기로 탁주의 매력을 알게 됐네 ㅎㅎ
이렇게 세 개 종류로 술을 따라내고
청년시절 전주에서 생활을 오래 했던 오빠가
전주에서는 탁주의 윗 맑은 부분만 떠낸 술을 '맑은 막걸리'라는 이름으로 판다고도 했다.
전주에서 생활한 것도 매력 있는 우리 남편 ㅋㅋ
먹는 법
위에서 말한대로
살살 돌리듯 섞어 마시면 된다.
나중에는 빨대를 꽂게 됐는데,
캔을 따기 전에 위아래로 흔들면 사이다 탄산으로 인해 펑하고 터질 것 같아 할 수 없고
흔들자니 흘리거나 탄산이 날아갈 것 같고
또 아래 가라앉은 것을 먹긴 해야겠고 해서
고안한 것이... 빨대!
게다가 발효음식이나 콜라 같은 것들은 이를 상하게 하기 때문에
치아에 닿지 않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b
어울리는 안주는?
롯데마트에서 안주를 각자 원하는 것 한 개씩 사기로 하고,
오빠는 사진의 소시지, 나는 쿠키를 골랐다.
그리고 이 '막사'에는 어떤 안주가 어울릴까 후보를 정하고 테스트했다.
사실 막걸리에는 파전이지만 이색 안주를 두고 어울리는 것이 있을지 재미로 실험을 해봤다.^^
1. 초콜릿
예전에 사둔 초콜릿 만들기 키트로 낮에 만들어둔 초콜릿이 있어 꺼내보았다.
우리나라에 그런 일이 있은 후로는 이런 제품들을 사지 않게 되었다.
실제로 롯데마트에서는 아래 쥬시스트로우를 두 개 종류의 디자인의 쥬시스트로우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원래 같으면 핼러윈이라는 특별한 디자인의 상품을 더 비싸게 판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 디자인보다 천 원 싼 5,99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야기가 다른 길로 샜는데,
막사와 초콜릿의 궁합은 최악이었다. ㅠㅠ
기본적으로 초콜릿의 녹는점은 33℃내외로
체온과 비슷해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으며 입안에 향과 맛이 퍼지는 것이
초콜릿의 매력이다.
그러나 시원한 음료와 만나니 입에서 초콜릿이 겉돈다.
탁한 음료와 탁한 초콜릿이 만났으니 맛도 좋지 않았다.
2. 귤
별로 기대하지 않고 탁자에 있던 것을 가져왔던 것인데
귤이 막사와의 궁합이 1등이다. ㅎㅎ
가만 생각해보면 '화채'를 만들 때 사이다와 그 맛을 탁하게 하는 우유, 과일이 들어가는데
그와 비슷한 조합이니 이미 공인된 맛의 조화인 것.
어울리지 않을 수 없는 그런 맛이다.
3. 쿠키
사이다가 달기 때문에 단 과자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건빵이나 짠 프레첼 같았으면 더 어울렸을 것 같다.
과자이기에 무난했던 안주다.
4. 소시지
술에는 역시 고기 안주가 잘 어울린다 생각하는 오빠는 소시지가 1등이다. ㅎㅎ
내 생각은 조금 달랐는데, 막사처럼 상큼하고 달달한 음료는
오히려 맛이 여백의 미가 없이 내 입에서 맛의 내용을 채우고 있기 때문에
많은 맛이 나는 고기류는 좋지 않았다.
이것저것 많이 먹는 느낌이랄까. ^^;
5. 기타
후보에는 없지만 저녁에 먹다 남은 치즈가 있었는데
오히려 담백한 치즈가 더 잘 어울렸다!
국순당과 칠성
국순당과 칠성은 머선사이길래
이런 음료를 내놓은 걸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가서 국순당이 어떤 회사인지 알아본다.
국순당
당사는 엄선된 원료와 우수한 발효기술을 바탕으로, 주류 제조 및 판매를 주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백세주마을'을 통하여 프랜차이즈 사업도 영위하고 있습니다.
(주류 제조 및 판매업)
당사는 전통주의 대중화와 복원을 회사의 이념으로 하여 전통 누룩 및 조효소제 기술을 바탕으로 술을 제조하여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도매점 및 할인점/슈퍼마켓/백화점 등의 판매망을 통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분기보고서의 사업내용)
으음 그렇군.
주류를 주 사업으로 하고
백세주마을 프랜차이즈와 함께
안주도 조금 파는 기업이다.
사이다 제조는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신용등급은 2021.11.23 날짜 기준으로 A-
요즘 같은 돈맥경화 시대에 상당히 건전한 재무 상태의 기업이다.
시가총액은 1,216억 원이다.
칠성사이다
칠성사이다는 롯데칠성음료에서 제조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다.
전자공시에서 회사개요를 보니 너무나 큰 회사라서
칠성에서 연결대상 종속회사 개황을 보는 것보다는
국순당에서 찾아보는 게 빠를 듯하다.
관련 있는 회사가 있을까?
국순당의 연결대상 종속회사 개황 카테고리를 보면
롯데칠성과 관련 있어 보이는 회사는 없다.
그럼 어떻게 둘이서 이런 제품을 만들게 된 걸까?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모디슈머(자신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재창조하는 소비자),
펀슈머(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중략)
롯데칠성음료가 칠성사이다 브랜드를 제공하고,
국순당에서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방식으로 협업이 이뤄졌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칠성 막사 상표권도 출원한 상태다.
출처 : 뉴스저널리즘(https://www.ngetnews.com)
기사를 보면 '국순당이 롯데칠성음료와 손을 잡고~'라는 표현의 기사가 많다.
국순당이 주어가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무래도 국순당이 칠성에 손잡자고 어필한 것이 아닐까 한다.
위 인용한 기사를 보니 만들기는 국순당이, 롯데칠성음료가 브랜드로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인 것 같다.
아래는 롯데칠성음료의 주요 제품 현황인데
누룩 발효주인 막걸리 생산라인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특별히 쌀로 발효하는 생산라인이 없는 만큼
기존 국순당의 생산라인을 활용해 제조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롯데그룹의 식품 계열사다.
그 시총을 가늠해보기는 어려웠는데
https://company.lottechilsung.co.kr/
롯데칠성음료 사이트에 친절하게 오늘 날짜로
그 시가총액을 알려주었다 ㅎㅎ
시가총액은 60억5천700만원으로
국순당의 5% 밖에 되지 않지만
롯데칠성은 1조 4,614억의 시총이다.
국순당이 롯데칠성의 8.3%인 것이다.^^;
이상 칠성 막사의 TMI였습니다. ^^
그 펀슈머는 바로 우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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