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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불평불만, 불만족하는 나를 직면하기

by 엘라스모 2023.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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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

버겁다?

 

그런 내 안에 외워진 말들 말고

솔직하게 지금을 표현해보자.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남편의 말과 행동들에

내가 일일이 반응하며

길길이 기분 나빠하고 그만큼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나

헤어질 것도 아닌데

이대로라면 나는 스트레스로 단명할 것이 분명하다.

 

-내가 예민한 걸까

-내가 괜히 뭔가에 꽂혀서 그를 집요하게 트집 잡는걸까

-우리가 여유가 없는 걸까 

남편이 어떤 길을 가든
나는 내 행복을 찾는다.
나를 긁어도
그는 그의 길을 가라고 하라.
그는 다른 사람이다.

같이 있지만 함께하지 않는 상대로 여기자는 말 같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상은 다르다.

 

소울메이트...

를 떠올린다.

중고등학교 때 소정이와 친하게 지냈던 시절이 떠오른다.

너무 재미있고 사랑했고 매일 연락했고

하루 종일 그 애와 떠들어도

너무나 행복했다. 지루하지 않았고

내 생에 최고의 친구였다.

 

그리고 그녀를 잃은 건

그녀의 상처를 내가 가지고 있고

그녀를 정죄했던 나의 한 마디였다..

적어도 내게는

내가 그녀에게 그런 말을 했다는 죄책감에

그녀와의 관계가 멈춰있다.

그녀는 나를 가까이하지 않는 이유가 그녀 나름대로 있을 지 몰라도..

 

결혼소식을 전했을 때

나는 당연히 그녀를 초대했지만

내심 싫어하면 어쩌지 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초대해줘서 기뻐하는 그녀와

생일 선물도 보내는 그녀와 넉넉한 축의금을 보내는 그녀가

너무 고마웠다. 

 

결혼을 축하해주고

다시 가까워지나 싶었던

카카오톡을 몇 번 주고 받았었다.

회사를 불평하는 그녀에게

나는 공감해주지 못했다.

그녀의 마음에 공감해주지 못해 미안했다.

나는 불평의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번 생일에 내가 선물을 보냈던가?.. 

예전 같은 관계로 돌아가고 싶지만

가까이 다시 돌아가기가 너무 망설여지는 그런 친구다.

첫째로

이제 그 애와 많은 취미를 공유하기에는

내가 쓸 돈이 한정적이 되었고

만원짜리 내 옷 한 벌 사기 망설여지는데

내가 무언가를 덕질하고 시간을 보내기에는

우선순위 앞에 너무 많은 것들이 얹혀졌다.

 

솔직하게 키보드도 그 친구 인스타의 영향이 컸는데

나도 샀어 라고 말하기 망설여 지는 것은

그 뒤에도 이어질 다른 덕질의 영역이 

관계로 인해 시너지를 내고 증폭되어

경제적인 파장을 불러일으킬까 해서다.

난 지금 경제적인 면에서 조급함이 있다..

 

둘째로

힘듦을 나누는 것도 나에게 사치가 됐다.

물론  부정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비평하고 후련할 수는 있다.

그런데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나는

불평이 주는 힘과 인도하는 길을 알고 있었고

긍정이 주는 힘과 그 인도하는 길의 결말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긍정적인 말을 일부러라도 습관으로 만들어야한다는

강박이 생긴 것 같다.

강박이라는 단어를 쓰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강박이라고 써야겠다. 인정한다.

나는 긍정적인 말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남편이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는 편이라서

더 그 강박이 심해졌다.

부정적인 말을 해도 괜찮아. 라고 누가 허락해주면 좋겠다.

부정적인 말의 긍정적인 효과 뭐 이런 논문 있을까

그러면 부정적인 말을 해도 이런 점은 좋구나 하고 넘길 수 있을텐데.

 

이건 회사 동료들과도 마찬가지다.

불평하는 사람은

만날 때마다 불평을 하는데

맞장구를 쳐주고 나면

헤어지고 내 자리에 앉아서도 몇분이라도 그들의 생각처럼 나도 불평담긴 시간을 보내게 되곤 한다.

그게 싫다.

부정적인 내가 기껏 마인드 컨트롤하고

현재를 그럭저럭 만족하는 상태로 유지 했는데

부정의 씨앗을 던지는 사람들이 싫다.

 

마치 내 마음의 연못의 고유진동수가 불평과 부정이어서

그들이 그러한 파동을 내면 내가 덥석 물고

나는 그 진폭을 키우다가 내 연못이 폭파될 것만 같다.

 

구체화하니까 좀 알 것 같네.

나는 현재의 불만족을 직면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다.

 

지난 2년간

이 상황을

미친듯이

불평하고

불만을 갖고

상황을 부정하다보니 

좌절까지 닿았었다.

 

그 결과로

약을 먹었고

퇴사 통보를 했고

회사 일은 잘 진행이 안 되었고

동료와 귀가 빨개질 정도로 대화를 나눴으며

귀중해야할 남편과의 관계는 내동댕이 쳐지는 상황까지 갔다.

(그가 날 받아주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걸 알고 그랬을 것이다. 나쁜 ㄴ)

 

나에게 지금 불평은

단순히 한 번 불평하고 끝나는

해소하는 그런 과정이 아닌

좌절로 가는 길이란

치명적인 것으로 인식되었다.

 

한 번 내 뱉고 날려버리는 불평은

나에게 수준이 맞지 않는 것이다.

너무 높은 레벨인 것이다.

나는 그 불평을 받아들이기에는

내게 오는 파장이 너무 클거라

예상하고 불안해한다.

 


아래는 이 불평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2023.10.03 - [일상] - 남편의 불평,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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